'기본적으로 '제3자'를 뜻하는 단어. 이 제3자가 어떤 분야의 제3자를 의미하는지에 따라 의미가 나뉜다. 대체로는 제조자와 사용자 이외 외부의 생산자를 가리키는 뜻으로 쓰인다.'
그렇다면 피규어 범주에서의 서드파티는 어떤 의미일까요? 구글에서 third party figure라고 검색하면 트랜스포머 제품들이 주로 나오는데요. 이는 트랜스포머의 서드파티들이 시초 또는 주류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https://tfsource.com/
해즈브로나 타카라토미의 트랜스포머가 태생상 완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을 간파한 중국의 몇몇 업체가 기존 제품의 오류를 수정하거나 디테일을 올려주는 대체제들을 만들면서 트랜스포머 컬렉터들에게는 필수품으로 인식되며 자리를 잡았습니다.
요즘은 드래곤볼의 서드파티도 꽤나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미국이나 일본의 메이저 피규어 회사가 아닌 제3의 업체들(주로 중국)에서 생산된 비라이선스 제품을 서드파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단순히 공식 제품을 베끼는 저품질 KO(Knock-off) 업체와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죠.
6인치 피규어 계열에도 많은 서드파티 제품들이 출시되었는데요. 아마도 그 시작은 2018년 무렵의 플래시백(現 매니플 스튜디오), 노타 스튜디오 등이 커스텀 헤드를 출시하면서부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실사처럼 정교한 조형과 도색, 공식 제품에서 다루지 않았던 설정 재현, 적극적인 패브릭의상 도입 등 기존 제작사가 채워주지 못하는 점을 잘 파고들었고 꽤나 성공적이었습니다.
다만 라이선스를 지불하지 않은 제품임에도 설계비용과 소량생산 때문인지 가격대가 높아 피규어 가격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출시 후 프리미엄이 붙는 경우도 많고요.
저도 서드파티 제품을 몇 개 갖고 있습니다. 간혹 공식 제작사가 만들 것 같지 않은 제품이나 독특한 캐릭터 위주로 눈에 들면 호기심에 구입하긴 합니다만 막상 손에 넣으면 생각만큼 만족도가 크지 않더군요. 지나친 디테일에 대한 거부감 같은 게 있나 봅니다.
위 제품들은 정식 제품, 또는 자체 IP 제품의 예시일뿐 과거 서드파티의 제품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기존의 서드파티 제조사들이 언제까지나 비라이선스 제품 생산에만 머물것 같지는 않습니다. 장기적인 사업확장을 위해 서로 콜라보 형식으로 자본을 키워 정식 라이선스 제품을 출시하거나 저작권이 없는 중국의 고전, 또는 자체 IP 제품을 출시하는 등 변화하는 모습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거든요. 물론 불법이라는 딜레마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도 크게 작용했겠죠.
이제 전통적인 미국과 일본의 메이저 제조사들에게 비라이선스 서드파티 제품은 단순히 저작권을 침해하는 존재를 넘어섰습니다. 서드파티 특유의 정교한 조형과 도색, 그리고 혁신적인 관절 구조는 기성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니까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던 피규어 업계의 패권이, 이제는 기술적 고도화와 라이선스를 장착한 중국 제조사들에 의해 재편되는 날이 그리 멀지 않아 보입니다.